채우고 비우고

채비 이야기

2026.09.11 00:00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 곁에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엄마가 죽었을 때

김영아 | 소소한소통



그날을 상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보통 엄마가 죽는다는 상상은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엄마가 곁에 있는 것이 익숙할뿐더러,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날은 더욱 갑작스럽게 느껴집니다. 준비 없이 이별을 맞은 우리는 당황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슬픔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엄마가 죽으면 저는 어떻게 해요?”

작가는 엄마가 죽은 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발달장애인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답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발달장애인이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을 준비하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자리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별을 준비하는 모임을 꾸렸습니다. 공영장례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해 애도를 연습하고, 죽음 이해 교육과 컨설팅, 상담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함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었고, 발달장애인 엔딩커뮤니티 ‘다다르다’가 만들어졌습니다. 『엄마가 죽었을 때』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용기 있게 이어온 작가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엄마가 죽었을 때』는 그날을 글로 설명하는 대신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한 사람이 엄마의 죽음을 겪고, 슬픔과 애도의 시간을 지나 다시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기까지의 과정이 말없이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가족과 함께 준비한 밥상, 병원에 가는 길, 비어 있는 침대, 장례식장, 다시 돌아온 생일. 그림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죽음’이라는 크고 막연한 말이 삶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은 죽음을 설명하거나 정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스스로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고 말하게 해줍니다. 혼자 읽어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펼칠 때 비로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언젠가 맞이할 작별을 미리 함께 그려 보는 일. 이 책은 우리가 그 시간을 조금 덜 낯설게, 조금 더 담담하게 마주하도록 도와줍니다.

(출판사 서적 소개 발췌)

‘메멘토모리’는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이며, 삶과 죽음에 관련한 문화 컨텐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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