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사회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를 뜻한다.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를 결합해 삶의 불안을 덜고 자유롭게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최소한의 삶’이 아니라 ‘보편적 권리’로서의 ‘기본적 삶’을 추구하며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한 출발선을 제공한다. 한 마디로 커먼즈(commons)를 통해 모든 구성원이 기본적인 삶과 존엄성을 보장받는 것이다.
이런 원리에 따라 주거·교육·일자리·소득·에너지·통신 등 국민의 기본적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적극적 복지 정책과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가 나온다. 정부는 기본적 삶을 보장하기 위한 컨트롤타워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실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위원회는 대통령이 직접 이끌며 저출산과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기본적 삶 보장을 핵심 의제로 다룬다. 특히 보편적 권리로서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의 비전과 기본 방향을 새롭게 설정한다.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위해 다수의 중앙행정기관장과 지방 협의체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행안부 장관이 주관하는 실무위원회를 통해 지방정부와 학계 및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 안건에 폭넓게 반영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 더해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기본 장례를 제안한다. 장례만큼 빈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또 있을까. 부자는 죽어서도 호화로운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의 애도를 받으며 떠나는 한편 가난한 이는 장례조차 변변히 치르지 못한 채 고단했던 삶을 마친다. 살아서도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다 죽어서도 그 모습 그대로 떠나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고독사란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을 말한다. 빈곤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주된 원인이다. 빈곤을 해결함과 동시에 혈연적 가족을 사회적 가족으로 확대해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무연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가족이 있다. 하지만 그 가족조차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으니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기본적인 장례는 치를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대규모 재난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다. 다행히 유가족을 돕기 위한 합동 지원센터 설치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장례 및 치료 지원과 긴급 구호 등 피해 수습에 필요한 행정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 방식을 확대한다면 무연고 고독사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로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죽음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 지수는 최하위권에 머문다. 완화의료 시스템의 확대, 죽음의 자기 결정권, 웰다잉 문화의 확산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죽음에도 돌봄이 필요하다. 통합 돌봄에 반드시 장례를 포함해야 한다. 돌봄의 끝은 결국 죽음이기 때문이다.
기본 사회는 국민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보장하는 사회이다. 최소한이 아닌 보편적 권리. 죽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본 장례를 통해 비로소 기본 사회가 완성될 것이라 믿는다.
김경환 |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전체 납입금 중 운영비율을 의미하는 ‘24%의 기적’은 조합의 중요한 이슈와 가치를 담은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