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장례

장례 후기

2026.04.09 00:00

[채비추모장례 이야기] 충분합니다

  • 최고관리자 2026-04-09
  • 12
    0



‘서른, 아홉‘ (사진제공 = JTBC)

“친구에게 여러분 명단을 전달했어요. 나중에 우리가 헤어지게 되면 인사를 잘 전해달라고 부탁했죠.

친구들이 그 명단을 브런치 리스트로 만들어줬네요.

꼭 하고 싶은 말은 ‘충분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어쩌면 남들보다 반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음, 양보다 질이라고… 저는… 저는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사랑도, 사랑하는 사람의 보살핌도, 그리고 친구들… 친구들의 사랑도 충분한 삶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여러분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서른, 아홉‘ 드라마 중 찬영의 대사

JTBC에서 2022년에 방영했던 <서른, 아홉>이라는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다.

세 친구 중 찬영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장례식에 불렀으면 하는 사람들 명단을 친구들에게 건넨다.

친구들은 찬영이 모르게 어느 날 모두를 불러모아, 찬영이 직접 마지막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그 자리에서 찬영이 한 말은 “충분하다”였다.

생각해보면 늘 뭔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쏘다닌 것 같다.

그것이 큰 흠이 될 리는 없고, 오히려 그런 동력이 있었기에 멋진 일을 해내기도 했던 게 인생이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이 드라마 이야기를 듣고, 그 장면에서 “충분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른 마지막 인사말을 고를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삶의 마무리에 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할까? 마지막 인사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일까? 내 삶에서 동행해 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지막 인사를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

부천에서는 채비플래너 2기가 시작되고, 은평에서는 1기 선생님들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살고 있는 마을 일도, 해야 할 일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지만… 오늘, 아니 지금 떠난다면… “충분했다. 고맙다.”라고 전하고 싶다.

.

전승욱 채비플래너

드라마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2pkUvSHN6Ho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