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젊은 나이에 임종을 맞이하였다. 고인에게는 많은 친구와 동지들이 있었다. 대부분 함께 인권 활동을 하던 분들이다. 가족도 함께 하였다. 가족들은 조문을 온 동지와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받았다. 고인은 이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 또 그들을 위해서 살았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한 사람의 마지막은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이다. 그 말을 더욱 실감하는 현장이었다. 그의 떠남을 애통해하는 많은 이들이 헌신적으로 추모공간을 꾸미고, 추모식을 진행했다. 공간채비에 아름다운 조화가 있었지만, 더 아름다운 생화를 다채롭게 갖추었다. 고인의 활동사진과 영상을 태블릿을 설치해 상영했다.
워낙 일을 잘하는 분들이라 모든 준비가 착착 갖추어졌다. 그러는 중에 그들은 울고 또 울었다. 때로는 조문객들이 메모리얼포스트에 적어놓은 위로 인사를 멍하니 바라보고 깊은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생기가 충만한 사람들이어서 활력 있게 손님을 맞이하고 애도의 시간을 이어갔다.
공동체라는 것이 슬픔의 시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느낀 날이었다. 고인의 학창 시절 친구들, 활동가 시절 친구들, 가족들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한 사람을 애도하기 위해 모였고, 전혀 이질감 없이 서로 섞이고 위로하였다. 좋은 장례는 반드시 공동체가 필요하고, 또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지금 떠도는 유성처럼 각자도생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죽음의 시간에 마음을 써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좋은 죽음과 장례를 준비하고 싶다면, 수의나 관을 준비하기 전에 공동체를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