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장례

장례 후기

2024.06.07 00:00

[채비추모장례 이야기] 밝은 빛으로 인생길을 걸어오신 어머니의 추모식

  • 최고관리자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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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추모장례식을 치른 장문진 조합원의 보내온 후기를 지난 달 뉴스레터에 실었는데, 이에 덧붙여 당시의 추모식 모습을 스케치하여 조합원들과 나누고자 한다.

4월 봄날, 어머니께서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다. 유족과 친지와 지인의 숫자가 대략 30여 명 정도였다. 모두 잔잔하고 다정했다.

조문하는 이마다 서로 조용히 안고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아버지도 함께하셨다. 유족 대표인 조합원은 어머니께 뜨거운 이별의 인사를 보냈다. 유족들은 충분히 편안히 슬픔을 쏟아내고 나누었다.

테이블에 놓인 어머니의 유품은 오른쪽 가슴에 꽃으로 수를 놓은 도톰한 조끼와 챙이 둥근 모자, 묵주와 메달이었다. 신심이 많으셔서 성당에 다니실 때 사용하던 물품이 대부분이었다.

그중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가족사진으로 만든 달력이었다. 달마다 색다른 가족들의 아름다운 표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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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중에는 하얀 손 선풍기가 있었는데, 손녀가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

“몇 년 전에 제가 할머니께 선물했는데, 할머니가 최근까지도 사용하셨나 봐요.”

라며 울컥하였다.

떠난 이의 소품엔 일상의 추억이 배어있고, 그 기억이 남은 이들에게 어떤 힘을 준다.

음식은 과일과 간단한 과자류를 유족이 준비하였다. 차와 음료는 채비에서 준비하였다. 조문하는 이들도 가볍게 먹으며 편안하게 유족과 대화하였다.

추모식 시간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노래를 함께 듣고 불렀다.

젊은 시절 어머니는 ‘노란 샤쓰의 사나이’라는 노래를 좋아하셨다. 당시 사진을 봐도 어머니는 참 멋진 분이었다. 어머니가 노래하며 생각한 노란 샤쓰의 사나이는 아버지였던 것 같다. 그때 사진이 증거다.

두 분은 참 다정했던 것 같다. 추모식과 모든 조문을 잘 마쳤고, 다음날 장례 일정도 잘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가 되신 아버지께서 건강하시고, 자녀들과 더 자주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란다.

전승욱 | 채비장례 추모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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