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장례

장례 후기

2021.11.12 00:00

고 김정원 대표를 떠나보내며

  • 최고관리자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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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대표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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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덩치와 짧게 깎은 머리, 늘 웃음 가득한 얼굴, 알사탕 하나 물고 말하는 듯한 저음의 목소리로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협동조합 아파트에 살면서 협동조합 만드는 일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장례협동조합 도움을 받아 또 다른 세상으로 가버린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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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을 하면 늘 밥을 같이 먹어야 하고, 밥을 먹으면 술 한잔해야 하는 것을 인생의 진리라 믿은 그대. 청년과 함께 일하며, 청년에게 우리 일을 물려주고 손 털고 나오자 했던 영원한 활동가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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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부족하고 손 모자라는 일에 궂은 소리 들어가며 두 딸내미와 아내까지 투입해서 수습하고 나며 속 모르는 이들은 가족끼리 다한다고 손가락질 했어도 사람 좋게 허허 웃으며 이웃에게 이것저것 퍼주던 지독한 리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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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경기도협동조합협의회 공동대표이자 남양주시협동조합연합회장으로,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CB위원장으로 활발하게 일했소. 그야말로 경기도와 남양주와 위스테이별내의 듬직한 기둥이자 우직한 일꾼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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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바로 달려와 준 곳이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었소. 조합원가입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망자가 되고 말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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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짐 훌훌 벗고 떠난 그대, 그곳은 어떻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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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웃에게 과메기 한 꾸러미를 선물 받았소. 이 맛난 것을 보니 작년 요맘때쯤 함께 모여 과메기를 먹던 때가 기억 나오. 맛난 것이 있으면 있는 데로, 부족하면 중국집 요리라도 보태서 사람을 모으고 이야기하고 왁자지껄 놀던 때가 엊그제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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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쓰러져 끝내 못 일어났다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던 동네 사람들은 이제 큰 숨 한 번 돌리는 중이라오. 그대의 뜻을 이어가자며 토요일마다 ‘으싸으쌰’ 힘을 보태 주말장터를 안착시키느라 노력 중이라오. 지난주에도 ‘완판’ 했다오. 그대가 없어도 멀쩡하게 돌아가니 약간은 섭섭도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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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그렇게 애쓰고 애쓰던 협동상회도 협동조합 인가증을 받아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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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사회주택연대, 경기쿱도 후배들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고, 그토록 원하던 ICA(국제협동조합연맹) 회의에 우리 협동조합 주택을 알리려고 동분서주하던 그 뜻도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잘 챙기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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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영원한 반려자 혜원 샘, 이쁜 딸 지후와 연후도 우리 공동체 안에서 존중받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늘 함께하겠소.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고단한 몸을 쉬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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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일이 돌아오면 그대가 좋아하는 ‘파싹’ 삭은 홍어 한 접시 내오고, 과일향 듬뿍 담은 배갈 한 잔 보태 인사를 드리겠소. 군내 나는 세상사 우리의 진한 향기로 싹 덮어버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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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놓인 그대의 온기 가득한 사무실 책상을 지나노라면 아직도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아 가슴이 미어지오. 언제라도 “어이” 하며 문 열고 나타날 것 같은 옆집 아저씨 김정원. 그곳에서는 협동조합 만든다고, 사회적경제 한다고 설치고 다니지 말고 제발 푹 쉬소서. 느긋하게 한숨 돌리며 우리를 지켜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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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이 다하는 날까지 그대를 잊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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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 조합원(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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