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저의 모친의 장례에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셔서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2남 3녀를 두셨고 올해로 93세였습니다.
50세 때 큰아들을 현충원에 묻으시고 큰 슬픔에 잠기셨습니다. 우리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우시고 인자하셨는데 시누이로서 올케들에게는 엄격하셨다는 것을 이번 장례에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도 모르게 4년 동안 제 친구의 대학 등록금을 대주셨다는 것도 영전에서 곡을 하는 친구를 통해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5년 전에 넘어지셔서 고관절 수술을 받으셨고 잘해야 80%밖에 회복 못할 거라는 의사의 애길 비웃듯이 고통을 참으시고 견뎌내시며 매일 재활운동을 하셔서 비록 보조 기구를 밀고 다니셨지만 수술 전보다 더 건강해지셨습니다. 그 속에서 어머니의 굳은 의지를 볼 수 있었고 그 의지로 일제강점기와 북한의 인공 시절, 625전쟁 등 세상을 헤치고 살아오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4년 전부터 약한 치매를 앓으셨지만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작년 9월에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부터 외숙모님과 같이 생활하시면서 어머니는 자유로움을 만끽하셨습니다. 아버님의 잔소리,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모두 걷어내고 당신이 드시고 싶으신 것 드시며 평안한 나날을 보내셨고, 매일 장을 보아 찾아뵙는 것도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누나들이 매형들과 함께 4년 전부터 매월 부모님을 뵙기 위하여 내려와 가족 간의 우애가 더 돈독해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는데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매일 5-6끼를 드시면서 밥을 차려달라고 졸랐었는데 10일 전부터 식사량이 줄더니 3일 전부터 드시라고 해야 식사를 드셔서 처음으로 우리 어머니가 앞으로 5년은 더 사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1년 정도밖에 못 사실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돌아가시는 날도 아침을 드시고 화장실을 가신 후 침대에 누운 후 1시간 후에 약 드시라고 가보니 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93년의 세월을 마감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