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과 11월 4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충무로 공간채비 메인홀에서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찰’이라는 역설적인 주제로 기획특강을 진행했다.
첫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진해 교수님이 ‘말끝이 당신이다.’ 라는 주제로 일터에서 언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말의 감수성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함께 성찰하는 내용으로 진행했다. 민주주의는 가치와 제도만 중요한 줄 알았는데 우리라는 관계안에서 말이 중요하다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둘째날에는 중앙대학교 독문학과 김누리교수님이 공간채비에 오셨다. 노동환경에서 민주주의자는 어떻게 길러갈 것인가? 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에서 사람답게 사는 일을 어렵게 하는 문화, 사회, 경제 이야기를 해주었다.
평소 매스컴을 통해 만났던 김진행, 김누리 교수님을 공간채비에서 직접 만나니 반가웠다. 두 분의 뜻 깊은 강의는 유익했고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 꼭 찾아 들어보시길 권한다.
공간채비에는 특별한 손님이 많이 온다.
11월 3일과 4일에 제주 애월고등학교 친구들이 서울로 진로체험 활동을 왔다. 학생들은 충무로 공간채비에서 강연을 듣고 공부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친구들이라 관련 분야 디자인 전문가를 초청해 진지하게 강의를 들었다. 아마 공간채비에 방문한 가장 젊은 손님이었던 것 같다.
이들은들어오고, 나가고, 쉬는 시간에 춤추고, 노래하고 피아노 치고 놀았다. 공간채비에서 추모식을 색다르게 진행하고는 했지만 청소년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생기가 넘쳤다. 충만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게 됐다. 다양한 세대, 다양한 사람들이 공간채비에서 즐겁게, 편안하게, 뜻있게 지내다 가면 좋겠다.
11월 7일에는 강동노인복지관에서 왔다. 웰다잉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공간채비를 찾았다고 했다. 탁 트인 테라스와 멋있는 시계를 보고 다들 ‘어~ 멋지네’라고 했다. 좀 먼 곳에서 이렇게 찾아오고 좋은 죽음 준비에 대해 이야기 나누니 신기했다. 어떻게 채비를 알았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간 채비를 알고 있을까. 우리는 지속적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지만 그 인연이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맺어지는지 자세히 모른다. 다만 오늘 찾아오는 다양한 이들이 있어 설레고 행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