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채비
공간채비가 한국 나이로 4살을 맞았다.
잘 버텨왔고 잘 성장해왔다. 많은 조합원의 도움의 손길과 격려 덕분이다.
그간 1,000회에 가까운 행사를 치렀고, 다녀가신 분은 어림잡아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 중에 의미 있는 행사가 많았다.
노동 관련 기자회견 및 세미나,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안과 관련된 포럼과 세미나, 기업 직원 워크숍, 작은 공연들, 출판 기념회, 성소수자 모임, 송년회들이다.
무엇보다 우리 조합이 공간채비에서 진행한 30여 건의 ‘채비추모식 장례’는 우리 조합의 장례서비스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장례문화에 관련된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모두가 바라기만 했던 것을 실제로 만들어낸 실체적 공간이 바로 ‘공간채비’이다.
공간채비는 장례문화 변화를 위한 플랫폼이 되자며 출발했고, 그렇게 진행해 왔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 분야의 연대와 시민활동과 기업 활동을 위한 유연하고 다양한 쓰임새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23년 하반기 한 청년이 공간채비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것은 공간채비가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공간채비가 장례문화 변화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제시하고, 확산해야 한다.
구성원의 노령화로 임종 돌봄을 피할 수 없거나, 지역 돌봄 사업(활동)을 수행하는 시민사회, 사회적 연대경제, 공공돌봄, 종교 관련 모임과 조직들이 공간채비와 같은 추모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마을에서 살던 사람이 마을에서 죽고 애도 받는 ‘애도 지역공동체, community grief care'를 위한 플랫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 일을 하는데 가장 큰 장애는 시설과 재정이 아니라 결국 다가올 앞날을 헤아리는 지혜와 따뜻한 연대를 향한 의지이다.
공간채비 매니저 | 전승욱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