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채비
공간채비 이야기
공간채비에서 열린 '죽음을 마주하는 춤' 공연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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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3일, 공간채비에서 현대무용가 서경선(‘늘’)님과 김가람님의 공연 〈없음, 가까이〉가 열렸다. 공간채비는 추모식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공간으로, 서경선님은 ‘채비예술가’ 모임에서 동료들과 함께 오랜 시간 죽음에 대해 깊이 논의해왔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공간채비는 공연 장소로 선택되었다.
오랜 숙고 끝에 탄생한 이 작품은 죽음을 단순한 상실이나 애도를 넘어, 존재의 근원적 주제로 접근한다. 다섯 개의 옴니버스로 구성된 공연은 가라앉아 있던 죽음의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쇠약해지는 몸을 받아들이며, 정서적 자아의 죽음과 삶을 탐구한다.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직시하고, 땅이 품은 재생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추모와 죽음을 다루는 공간에서 죽음을 주제로 한 춤이 펼쳐진다는 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공연 전에는 조용한 사유의 시간이 마련되었고, 공연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는 죽음과 멀어진 현대인들에게 〈없음, 가까이〉가 죽음을 다시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초대임을 보여준다.
공연 후 관객들과의 대화는 무대 위 동작 하나하나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김가람님은 임신한 몸으로 죽음의 현상과 실체를 표현해주었는데, 관객들은 죽음이 단절만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자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다.
공연이 끝난 뒤 우리 K조합원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앙콜 공연이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꼈다.
공간채비가 앞으로도 죽음을 숙고하고 대면하는 장소로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
전승욱 채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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