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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소식

2026.04.02 00:00

한겨레두레협동조합·푸른아시아·푸른쿱, 기후친화적 장례 모델 구축협약

  • 최고관리자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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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 보상 없이 황무지에 홀로 나무를 심어 거대한 숲을 일궈낸다. 36년 동안 이어진 그의 끈기 있는 선행은 죽어있던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은다. 이제 한국에서도 고인의 마지막을 한 그루 나무로 기억하며 사막화된 땅을 숲으로 되살리는 '현대판 엘제아르 부피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지만 참된 장례‧추모 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 몽골 등에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을 하는 기후위기 대응 NGO (사)푸른아시아, 기후‧에코투어 전문 협동조합 푸른쿱이 손을 잡고 죽음을 생태적 삶의 연장선으로 연결하는 업무협약을 1일 체결했다.

■ ‘탄생목’에서 ‘추모목’으로... 나무인문학으로 푸는 새로운 장례 철학

우리 조상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탄생목'을 심었다. 독일, 스위스 등 다른 나라도 아이와 나무 성장을 연결하거나 나무가 아이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는 전통이 있었다. 특히 영국은 도시 숲 조성을 위해 아이가 태어나면 보호자가 기부금을 내 나무를 심는 ‘탄생 기념 숲(Birth Trees)’ 프로젝트가 활성화돼 있다.

이번 협약은 이런 ‘나무 인문학’ 관점을 장례 문화에 접목했다. 삶의 시작을 축하하며 나무를 심었듯, 삶의 마무리 단계에서도 고인의 삶을 존중하고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선한 업'을 쌓는 의미로 나무를 심는 ‘나무 유산(Tree Legacy)’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한다. 허례허식이 가득한 기존 장례 문화를 넘어, 유가족이 고인 명의로 나무를 심어 '기억의 숲'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이별을 넘어 고인이 남긴 생명의 가치가 지구를 살리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가치 품은 죽음(Meaningful Death)' 캠페인의 일환이다.

■ 장례-조림-여행이 결합한 '콜렉티브 임팩트' 창출

세 기관은 이 협약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 기후친화적 장례 모델 확산: 국제표준(GHG 프로토콜)에 입각해 장례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하고 이를 조림사업으로 상쇄하는 ‘탄소중립 장례서비스' 개발

• 나무 유산(Tree Legacy) 프로그램: 생전 혹은 사후에 유가족이 고인 이름으로 푸른아시아 몽골 조림지에 최소 30그루 이상 나무를 심고 추모 명패를 부착한다. 이는 몽골 정부의 '10억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와도 연계된다.

• 푸른(추모) 여행 프로젝트: 푸른쿱은 유족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자라는 나무를 보러 가는 추모 여행상품을 기획한다. 단순 관광을 넘어 기후환경과 맞물린 교육과 봉사 등을 결합한 추모 여행 모델이다.

• 시민 인식 개선 교육:‘나의 마지막을 지구에 돌려준다면’을 주제로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순환생애 장례 가이드북’을 발간해 지속가능성을 확산한다.

■ “죽음이 생태적 삶의 마침표가 되길”

이번 협약은 장례‧추모, 기후환경, 여행이 ‘기후대응과 좋은 삶과 죽음’이라는 목표 아래 호혜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콜렉티브 임팩트(집합적 임팩트)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환 한겨레두레협동조합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는 “과도한 소비 중심의 장례 관습에서 벗어나, 죽음을 생태적 삶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장례‧추모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고인을 위한 추모목’이 탄생과 죽음을 잇는 숭고한 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는 “추모 나무 심기가 자연과 고인을 동시에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방식이자 강력한 기후행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 기관은 중장기 과제로 지자체 등과 협력을 추진해 작은 장례와 기후‧생태를 결합한 시민참여센터를 구축하고, 친환경 장례 상담과 조림 연계 추모 행사, 기후 워크숍과 투어 등을 아우르는 시범 사업을 검토해서 제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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