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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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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만난 한겨레두레

벼랑 끝에서 만난 한겨레두레

지난 7월 28일 종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종로구마을자치센터장의 소개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분의 장례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기 위한 전화였습니다. 2018년 임종한 조합원님은 부친상을 치르며 받은 조의금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했습니다. 그때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으로 지정기탁된 기부금은 그간 다양한 이들의 존엄한 마무리를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장례지원이 끝나고 종로구정신건강보건센터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지역사회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신현섭 정신건강 사회복지사입니다.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모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 예방사업부터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사례관리사업까지,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입니다. 이번에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장례지원을 받게 된 분은 저희 센터의 회원으로 약 35년 간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장애인입니다. 발병 이후부터 줄곧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서로에게 둘도 없는 가족이었습니다. 회원 분 외에도 3명의 자녀가 있지만 연락이 두절된 지 수 년이 지났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약 2개월간은 와상 상태로 계실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회원 분은 그런 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돌보았고 수시로 안마를 해 드리면서 “엄마 건강해,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아” 라고 말하는 하나 뿐인 아들이었습니다. ​바로 전 주에 회원 분의 집에 방문을 갔었고, 다행히 어머니는 그 전 주보다 기력을 찾으신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 받은 전화에서 회원분은 “선생님 엄마가 돌아가셨어”라고 말하며 엉엉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외근 중이었던 저도 길가에 서서 같이 울며 위로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제 머릿속에는 어머니의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하나 라는 걱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 가정은 어머니의 기초연금과 회원의 수급비로만 생활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어머니가 1921년생의 고령이라 어머니의 형제들 또한 고령인 관계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 문의해봤지만 어머니가 수급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공서비스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고, 정신건강사업만 하는 기관이라 자체 내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없었습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백방으로 연락을 취한 끝에 서울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장례를 무사히 치룰 수 있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어머니의 시신을 연신 주무르고 목 놓아 어머니를 부르는 회원 분의 모습, 시신을 꽃으로 가득한 화관에 모셔주신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정성이 아직까지 회원분과 센터직원 모두의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조현병은 20대 초반에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은 일찍부터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증상의 특성 상 가족 외에는 대인관계 없이 고립되어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정신장애인과 노부모만 생활하는 우리 회원들의 여러 가정과 이들의 지친 삶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장례를 치르고 귀가하는 저희 센터 직원들의 마음이 먹먹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저희 회원 분은 이제 정말 혼자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가정에는 몇 년 간 찾아오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사이는 더 각별했고, 누워있는 노모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생활이 어렵기는 했지만 회원 분은 어머니에게 심적으로 의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회원 분의 삶의 동기와 재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 커져버린 어머니의 빈자리와 그동안 힘들게 어머니를 돌봤던 회원 분의 역할상실이 혹여나 정신과적 증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걱정되는 마음입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비할 바 없이 크지만 우리 회원 분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느끼게 된 사회의 따뜻함이 저희 센터와 회원 분의 삶에 여러 의미를 주셨고,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분명 이번의 경험이 회원 분의 애도과정과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원 분 어머니의 가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절차를 친절히, 성심껏 다해주신 협동조합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또, 이런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소 마음을 모아주고 계신 조합원 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긴 장마에 건강과 안전에 더 유의하시고, 또 좋은 인연으로 뵙겠습니다 ​ 상주 신OO, 종로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전직원 드림 ​ *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분들의 장례를 지원합니다. [수정][삭제]

종로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조합원
2020. 0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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