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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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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상포계의 신념, 김윤식 지도사님의 신념, 큰 감동이었습니다.

지난 21일 어머니를 선산에 모셨습니다. 93세를 일기로 영면하시기까지 몇 차례 고비를 맞이하기도 해서 6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을 때는 일을 당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여러 상조회사를 검토하다가 한겨레협동조합 상포계에 가입했습니다. 가입할 당시만 해도 한겨레에서 하는 것이니 일반 상조회사보다야 낫겠지 하는 최소한의 바람만 있을 뿐, 현실적으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대 우리가 경험하는 상조문화는 상품에 지나지 않고 뒷돈이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이번에 어머니상까지 올해만 세 번 상을 치뤘습니다. 한번은 일반 상조회사에서 치뤘고, 두 번째 상은 회사상조로 장례를 치뤘습니다. 두 번 모두 장례지도사와 일하는 분들께 각각 봉투를 주어야 했습니다. 일반 상조회사는 아예 내놓고 뒷돈을 요구했고, 회사상조에서는 염습이 끝나고 바로 봉투를 주지 않자 퉁명스럽고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분통터지고 한숨 나는 일이지만 상주가 드러내놓고 돈 문제로 시비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순조로운 장례를 위해 그들의 기대치에 맞춰 사례 봉투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겨레협동조합 상포계에서 해준 어머니장례는 달라도 한참 달랐습니다. 장례물품도 맞춤식이어서 저희가 필요한 것만 구입하면 됐는데 그것도 일체 리베이트가 없는 원가 제공이었습니다. 어머니 수의를 오래전에 준비해 두었기에 저희는 수의가 필요 없었습니다. 일반 상조회사의 패키지 상품이었다면 수의를 쓰던 쓰지 않던 값을 지불해야 되는거죠. 저희는 선산에 모시는 터라 산에서 먹을 밥이 걱정이라는 말에 김윤식 지도사님이 밥차로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것도 질 좋은 음식을 원가에 제공해주어 또 감동. 무엇이든 문제가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척척 해결해 주셔서 저희는 그냥 상주노릇만 하면 됐습니다. 모든 절차와 준비는 모두 김윤식 장례지도사님이 알아서 해주셨습니다. 한겨레협동조합이 두레정신과 상포계의 미풍양속을 살려낸다는 창립의지는 알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 정신을 잇고 실현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김윤식 지도사님이 저희 어머니를 보내주시는 과정 과정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신념 때문에 이곳(한겨레협동조합 상포계)을 선택하셨다던 김윤식 지도사님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은 크지만 김윤식 지도사님이 보여주신 모습은 가족 모두에게 큰 감동이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_()_ (2019-12-26 에 작성된 글을 옮겼습니다. 관리자)

어머님을 잃은 슬픔으로 심신이 쇠약하신 걸 알고 있는데. 조합에 힘이 되는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례 기간 내내 어머님 꽃상여 태워드리고 싶어 하시던 큰 상주님과 애달파 하시는 가족들을 보며 효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합과 개인의 신념으로 사례를 받지 않는 것도 무례하게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러웠는데. 긍정적으로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를 떠나보낸 상처는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지만. 효경에 건강하고 화목하게 사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했으니.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기쁘시도록.가족 모두 지금처럼 늘 건강하시고 화목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윤식 드림

오양순 조합원
2020. 05.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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